구글? 구글링?
여러분은 구글하면 떠오르는게 무엇인가요? 저는 구글하면 구글링이 떠오릅니다. 구글링? 처음 이 단어의 강력함을 알게 된 건 대학교 1학년 떄의 일입니다. 같이 조별과제를 담당하게 된 학교 선배가 조별 과제를 잘하는 팁이라며, 구글에서 리서치하는 방법을 제게 알려줬었죠. "구글에 다 있으니, 거기에서 나온 결과들을 잘 조합해서 과제를 진행해봐." 처음 들었을 땐, 무슨 말인가 싶었죠. 하지만 구글에는 정말 다있었죠. 제가 수강했던 과목의 지난 학기 과제부터, 다양한 대학교 대학생들이 작성한 PPT 파일까지도 말이죠. 정말 구글에서 충실히 자료를 조사한 결과, 그 어느 조보다 조사한 자료의 질이 높았고 우리 조는 해당 학기 과제점수 만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가 2014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업한 건 1998년의 일입니다. 제가 구글이 만든 검색엔진을 사용하며 감탄했던 건, 그로부터 이미 16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16년의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걸까요? 또 래리와 세르게이가 구글을 창업한 초창기 시절은 어땠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웹의 역사에 관해서 먼저 알아보아야 합니다. 지금의 구글이 있기까지, 웹의 성공 없이는 설명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웹이란?
웹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팀 버너스리
경 입니다. 경을 붙인 까닭은 1990년 웹을 발명한 공로로, 후에 영국 국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웹이란 무엇일까요? 웹이란 웹 브라우저 상에서 열람할 수 있는 공공 문서(HTML, 뒤에서도 쉽게 공공 문서라고 설명하겠습니다)입니다. 공공 문서라고 설명한 까닭은 웹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문서의 위치를 나타내는 정보(URL)만 입력하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웹은 공공 문서를 전달하기 위한 네트워크(HTTP)를 말합니다. 네트워크란 컴퓨터와 컴퓨터 간의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일종의 규칙을 말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컴퓨터 간 정보 전달의 원리는 전화로 목소리가 전달되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전화 통화가 가능한 까닭은 목소리란 매개체가 전파에 실려, 빛의 속도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전달되는 매개체만 다를 뿐,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전달의 매개체가 공공 문서
라는 점이 달랐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게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었을까요? 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 간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는 이미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문서(HTML) 만을 전달 가능한 네트워크가 등장함으로써 횔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문서는 HyperText 였습니다. HyperText란 쉽게 말해, 웹의 링크입니다. 우리는 링크를 클릭해, 한 웹 사이트에서 다른 웹 사이트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책과 비교했을 때,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책의 내용은 고정적이지만, 웹은 무한할 수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정보가 HyperText로 연결되어, 다른 수많은 정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웹은 무한히 확장 가능한 형태의 문서를 보관하는 가상 공간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웹의 발명은 계산기 혹은 문서 정리 도구 혹은 게임기로 여겨졌던 컴퓨터를 횔씬 매력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웹사이트를 만들어 URL만 전달하면,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갖고 있는 누구든지 접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웹이 가져온 변화
그렇다면 이번엔 이 엄청난 발명으로 인해 생겨난 변화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죠. 사람들은 더 이상 자기 컴퓨터 안에만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웹이라는 가상 공간에 정보를 기록하고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얼마 되지 않았던 웹 사이트들은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힘 입어, 수없이 많은 웹 사이트가 생겨났습니다. 그러자, 처음에는 100개도 안되던 사이트가 1만개, 1억개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변화가 점점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수없이 많은 웹 사이트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검색
이란 서비스를 고안해냈습니다.
1998년, 캘리포니아
다시 구글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앞서, 하지만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업한 건 1998년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이 구글을 창업하게 된 이유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검색엔진을 만들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미 세상에는 웹 페이지를 검색하기 위한 서비스들이 존재했습니다. 1994년 당시, 사람들은 웹 페이지에 대한 검색 인덱스를 완성하고 나면 무엇이든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인덱스란 책의 목차와 같은데, 저희가 책의 목차를 보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아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정보 탐색의 주체가 데이터베이스라는 것만 다르죠.
하지만 1997년의 웹은 달랐습니다. 누구나 인덱스를 완성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품질의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쓰레기 정보’가 종종 사용자들이 진정 관심있어하는 정보를 가려 버렸기 때문입니다. 당시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석사 과정을 진행 중이었던 래리와 세르게이는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The Anatomy of a Large-Scale Hypertextual Web Search Engine(거대 용량의 웹 검색엔진에 대한 해부)
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구글을 창업합니다.
이 논문은 어떤 웹 페이지를 검색 결과의 상단에 배치할 것인지에 관한 알고리즘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Page Lank Algorithm이라고도 하죠. 다른 사이트에서 자신의 사이트를 더 많이 인용할수록, 인용한 사이트의 영향력이 높을수록 가중치가 높아지고, 그 가중치에 따라 랭킹(Page Rank)이 정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랭킹이 높을수록 더 많은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검색 결과 상단에 위치하죠.
구글이 해결한 문제
그리고 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구글은 원리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검색엔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입소문을 타고, 점점 더 많은 수의 사용자들이 구글에 원하는 내용을 검색하기 시작했죠. 이로써 세상에 흩어진 웹 사이트들에 접속하기 위한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을 통해, 사용자들은 원하는 정보에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죠.
구글이 수익을 내기까지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제품을 만든 구글도 기업입니다. 기업은 결국 돈을 벌지 못하면 존속할 수 없는 집단인데요, 구글은 어떻게 돈을 벌까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초기 구글의 가장 큰 수익은 '키워드 광고'에서 비롯됐습니다.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에 알맞은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었죠. 광고를 구매하는 건 기업이었습니다.
구글은 이때부터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들을 차곡차곡 수집했고, 2010년대 들어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더욱 정교한 개인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졌습니다.
앱과 웹을 사용하는 개인의 활동이 스마트폰을 통해 추적됨으로써 사용자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할 수 있게 됐고, 마찬가지로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매출 증대를 원하는 이커머스 기업들은 구글(그리고 애플)로부터 광고를 구매하는 식인 것이죠.
구글의 진화
아시다시피 구글은 구글의 검색엔진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삼성과 같은 제품 군에 포함된 Mobile OS)와 유튜브 등의 제품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구글 검색 엔진에서의 키워드 광고를 주로 판매했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될 땐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 사용 행태를 분석해 개인화된 광고를 판매했고, 동영상 소비가 늘어나기 시작했던 시점에는 유튜브를 통해 사용자 컨텐츠 소비행태를 분석함으로서 광고를 판매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사업적으로만 보면, 구글은 기술 기반의 온라인 광고 회사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구글이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고 새로운 혁신을 계속해서 창출해낼 수 있는 기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까닭은 그들의 비전과 철학에 있습니다.
구글의 비전과 철학
구글의 미션은 전 세계 사람들이 정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체계화하고 이를 위한 도구를 만드는 것. Our mission is to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이라고 합니다.
저는 구글이 이 미션을 초기부터 지금까지 정말 잘 지켜왔다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구글은 정말 그들의 검색 엔진을 통해 웹에서 유용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유용한 가치를 제공했습니다. 애플과는 다르게 안드로이드를 통해 개방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개척함으로써 애플을 제외한 수많은 하드웨어 기기 회사들이 안드로이드를 모바일 OS로 채택하였습니다. 그리고 Play Store를 통해, 수많은 앱이 개발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도왔죠. 유튜브를 통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앞다퉈 세상에 있는 유용한 정보들을 올림으로써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도록 유튜브라는 유용한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웹 뿐 아니라 앱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유용한 소프트웨어(여기서는 앱)과 정보(검색엔진, 유튜브 등)들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구글이 앞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제품을 만들며, 전 세계 IT 패권을 갖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그들의 철학에서 비롯됩니다. 그 철학은 아래와 같습니다.
-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다른 모든 것이 뒤따를 것입니다. Focus on the user and all else will follow.
- 한 가지 일을 정말 잘 하는 것이 최선이다. It’s best to do one thing really, really well.
- 빠른 것이 느린 것보다 낫다. Fast is better than slow.
- 웹상의 민주주의는 작동한다. Democracy on the web works.
- 답을 찾기 위해 책상에 있을 필요는 없다. You don’t need to be at your desk to need an answer.
-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
- 항상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There’s always more information out there.
- 정보의 필요성은 모든 국경을 넘나든다. The need for information crosses all borders.
- 정장이 없어도 진지할 수 있습니다. 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
- 좋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Great just isn’t good enough.
타 검색엔진과의 차이점
구글은 초창기부터 전 세계 검색엔진 점유율 1위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Yahoo
라는 포털 사이트가 존재했죠. 포털 사이트란 검색엔진 뿐 아니라, 뉴스나 컨텐츠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네이버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구글 역시, 포털 기능을 강화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고, 검색엔진 하나에만 집중했습니다. 구글과 타 포털 회사의 격차는 제품에 얼마나 집중했느냐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전 세계 사람들이 정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체계화하고 이를 위한 도구를 만드는 것
이란 비전을 가졌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포털이 아니라 검색엔진 하나에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 월등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한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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